" 여보 , 약 먹었어 ? "

Freedom Board open 기념으로 이전에 써놓았던 글 하나 올립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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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 여보, 약 먹었어 ? "
부부의 살아가는 모습은 시간 따라 나이 따라 달라진다.
젊었을 때 신혼 때에는 서로의 고집과 기 싸움으로 바람 잘 날없지만
세월의 풍파와 질고에 시달리다 보면 마모되고 달아져서 부드럽게
변화됨을 어느날 깨닫는다.
문득 깨닫고 살아온 날들을 생각하노라니 어느새 40년이 가까워 온다.
나이는 못 속이는 법이라 젊었을 때 없던 약병이 하나둘 식탁 위에 나타나더니
하루의 중요한 일과 중의 하나가 되었다.
아내에게는 갑상선 저하증이 있고 그래서 그에 대한 약을 매일 먹어야 한다.
그런데 어느 날 보니 남은 약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잊어먹고 다음 약을
약국에 신청을 안 했단다.
부랴부랴 신청을 했건만 워낙 느린 것이 미국의 일반적인 모습이라
몇 주 후에야 약이 왔고 그 사이에는 약을 못 먹었다.
그 동안 혹시 갑상선에 이상이 생길까봐 조마조마하던 그저 평범한
남편은 그 후 아내에 대한 아침 인사가 한 가지 더 늘었다.
" 잘잤어 ? "
" 약 먹었어 ? "
그런데 신기한게 이 간단한 두 마디를 할 때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
새록새록 더해옴을 느낀다.
비록 화려하고 감동적인 사랑 고백이 아닐찌라도
비록 마음이 덜컹 내려앉을 거액을 주고 명품 가방을 못 사줄지언정
이제는 인생이라는 여행의 영원한 동반자가 되버린 아내에게
매일 아침의 이 두 마디는 오래된 간장이나 된장이 항아리에서
깊은 맛을 더하듯이 우리 부부의 깊은 맛을 더해 가는 느낌이 드는 요지음이다.
만약 이 글을 아내가 보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할지도 나는 벌써 알고 있다.
"흥 ~ 돈 안드는 맆서비스는 항상 잘해요 ..."
asteriscus 답변
와우!! 40년의 사랑을 짧은 글 안에 8k 동영상을 보듯 선명하게 표현해 주셨네요. 모닝 커피를 마시다 말고 화경으로 광경을 보듯 잠시 있었습니다. 감사합니다.
마지막엔 "립서비스를 잘 한다"시며 David's cookie를 입으로 가져 가시는 장면까지 상상으로 이어지고...
이런 상황이면 David's cookie가 꿀맛일 것 같다는...
Tesla
비공개 님
asteriscus
asteriscus
Tesla
Yahooo
Yahooo
asteriscus
asteriscus
asteriscus